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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inMovie] 토리노의 말

by zipang posted Jan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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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토리노! 니체는 마부의 채찍질에도 꿈쩍 않는 말에게 달려가 목에 팔을 감으며 흐느낀다.

그 후 니체는 ‘어머니 저는 바보였어요’라는 마지막 말을 웅얼거리고, 길거리에서 쓰러진 뒤 정상적 정신능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정신착란에 시달리다가 1900년 8월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토리노의 광장에서 니체는 죽음을 향한 길고 느린 여정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가 부여잡고 흐느꼈던 말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토리노의 말>은 바로 그 말과 마부, 그의 딸의 이야기이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말과 마부. 집으로 돌아온 그는 딸과 함께 말을 마구간에 넣고 옷을 갈아입고 감자를 먹고 잠자리에 든다.

첫째 날이 지나고, 두번째 날이 시작된다. 불을 지피고 물을 길어오고 말을 돌보고, 변함없이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일상.

황량하고 거칠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장엄한 한 편의 영상시, 파멸과 죽음을 향한 벨라 타르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35mm필름 작업을 고수했으며 긴 러닝타임과 롱테이크를 특징으로 전대미문의 스타일을 창조한 헝가리 출신의 거장 벨라 타르.

<토리노의 말>은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시간 속에서 삶의 리듬을 포착하고 그 순간에 얻어지는 날카로운 깨달음을 영화 속에 담아낸다.

기존의 영화언어와 관습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새로운 영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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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미묘한 변화 그리고 소멸을 향한 상징만으로 압도적인 드라마를 탄생시킨 미지의 거장 벨라 타르의 마지막 작품인 <토리노의 말>

흑백촬영과 롱테이크, 긴 시간과 느림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벨라 타르 영화는 토리노의 말에도 이어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화를 보는내내 현대인들의 삶이 오버랩되면서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올랐다.

호머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의 편에서 보면, 엿듣기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할 뿐 아니라, 특히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 심히 마뜩찮은 인간으로 일찍이 낙인찍힌 존재였다.

어느 날 ‘시지프스’는 ‘제우스’가 독수리로 둔갑해 요정 ‘아이기나’를 납치해 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딸 걱정에 천근같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강의신 ‘아소포스’에게 ‘시지프스’는 자신의 부탁을 하나 들어 준다면 딸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겠노라 했다.

‘시지프스’는 그 때 코린토스를 창건하여 다스리고 있었는데 물이 귀해 백성들이 몹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코린토스에 있는 산에다 마르지 않는 샘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게 ‘시지프스’의 청이었다.

물줄기를 산 위로 끌어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딸을 찾는 게 급했던 터라 ‘아소포스’는 ‘시지프스’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시지프스’는 그에게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납치해 간 섬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고 ‘아소포스’는 곧 그곳으로 달려가 딸을 ‘제우스’의 손아귀에서 구해냈다.

제우스’는 저승 신 ‘타나토스’(죽음)에게 당장 시지프스를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제우스’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보복하리라는 걸 미리 헤아리고 있던 ‘시지프스’는 ‘타나토스’가 당도하자 그를 쇠사슬로 꽁꽁 묶어 돌로 만든 감옥에다 가두어 버렸다.

명이 다한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가 묶여 있으니 당연히 죽는 사람이 없어졌다.

명계(冥界)의 왕 ‘하데스’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제우스’에게 고했고 ‘제우스’는 전쟁 신 ‘아레스’를 보내 ‘타나토스’를 구출하게 했다.

호전적이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아레스’에게 섣불리 맞섰다가는 온 코린토스가 피바다가 될 것임을 알고 ‘시지프스’는 이번엔 순순히 항복했다.

그런데 ‘타나토스’의 손에 끌려가면서 ‘시지프스’는 아내 ‘멜로페’에게 자신의 시신을 화장도 매장도 하지 말고 광장에 내다 버릴 것이며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고 은밀히 일렀다.

저승에 당도한 ‘시지프스’는 ‘하데스’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읍소(泣訴)했다.

"아내가 저의 시신을 광장에 내다 버리고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것은 죽은 자를 수습하여 무사히 저승에 이르게 하는 이제까지의 관습을 조롱한 것인즉

이는 곧 명계의 지배자이신 대왕에 대한 능멸이라 보니 제가 이승으로 가 아내의 죄를 단단히 물은 후 다시 오겠습니다. 하니 저에게 사흘간만 말미를 주소서."

‘시지프스’의 꾀에 넘어간 ‘하데스’는 그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 주었다. 그러나 ‘시지프스’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영생불사하는 신이 아니라 한번 죽으면 그걸로 그만인 인간인 그로서는 이승에서의 삶이 너무도 소중했던 것이다.

‘하데스’가 몇 번이나 ‘타나토스’를 보내 을러대기도 하고 경고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시지프스’는 갖가지 말재주와 임기응변으로 체포를 피했다.

그리하여 그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천천히 흐르는 강물과 별빛이 되비치는 바다와 금수초목을 안아 기르는 산과 날마다 새롭게 웃는 대지" 속에서 삶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아무리 현명하고 신중하다 한들 인간이 어찌 신을 이길 수 있었으랴. 마침내는 ‘시지프스’도 ‘타나토스’의 손에 끌려 명계로 갈 수밖에 없었다.

명계에선 가혹한 형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데스’는 명계에 있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라고 했다.

‘시지프스’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렸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바위는 제 무게만큼의 속도로 굴러 떨어져 버렸다.

‘시지프스’는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왜냐하면 ‘하데스’가 "바위가 늘 그 꼭대기에 있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시지프스’는 "하늘이 없는 공간, 측량할 길 없는 시간"과 싸우면서 영원히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영겁의 형벌!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언제 끝나리라는 보장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시지프스’의 무익한 노동 앞엔 헤아릴 길 없는 영겁의 시간이 있을 뿐이었다.

 

‘시지프스’는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바위는 다시 굴러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번번이 결과는 마찬가지이지만,

‘시지프스’는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이것이 곧 인간의 운명이요 인간의 부조리였다. 그 죄에 대한 형벌은 너무도 가혹한 것이었지만,

그 죄인은 자신의 노력이 아무런 희망도 안겨 줄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 형벌을 참고 견뎌야했다.

그러나 ‘시지프스’는 그 큰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면서, 자기에게 형벌을 내린 그 신들은 경험해 본 적도 없는 어떤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단조로운 반복과 무한히 느린 시간 속에서 지속적인 퇴락의 과정을 묘사하고 가차 없는 파멸을 담기 위해 영원회귀는 불가피한 형식이 되었고

이것은 타르가 크라스나호르카이와 함께 만든 작품들의 기본 요소가 되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반복되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계속된다. 내일과 같은 그다음날이, 그 다음날 같은 그 다다음날이 또 다시 반복된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녀가 생애처음 짐을 싸서 집밖으로 떠나는 모험을 강행하려 해보지만 인간의 힘으로 대항할수 없는 거센폭풍으로 인해

다시 살던 집으로 되돌아오게된다. 인간의 거대한 숙명처럼, 운명처럼 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야만 하는 일상의 공간으로!

단조로운 일상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많은것들을 생각하고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일상의 무게감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 토리노의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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